2009년 11월 1일 일요일

짐 자무시 인터뷰 모음집

 

 

 

# 어떻게 보면 이 행성은 이미 모든게 너무 늦었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가장 단순한 것들이 가장 소중하게 느껴지죠. 예를 들어 대화라든가, 누군가와의 산책, 또는 구름 한 점이 지나가는 방식, 나무 이파리들에 떨어지는 빛, 또는 누군가와 함께 담배를 피우는 일. 이러한 것들이 온갖 유식한 잡동사니 헛소리들보다 훨씬 더 가치가 있어요

 

# 저는 미국 영화들에서 볼 수 있는 야망 같은 것들을 좋아하지 않아요. <천국보다 낯선>의 캐릭터들은 이렇다 할 야망을 품고 있지도 않고 지적인 캐릭터들도 아니죠. 그러니까 이작품은 실존주의 영화도 아니예요. 끊임없이 존재에 대해서 묻지도 않고 자신을 둘러싼 세상의 모습에 대해서도 묻지 않아요. 그 대신에 그들은 그것을 받아들이는 편이죠. 되는대로, 별다른 목표없이 영화 속 세상을 이리저리 옮겨다녀요. 그저 어디서 카드 게임이나 새로 한판 벌여볼까 하는 기분으로요.

 

# 아주 정적인 카메라 스타일이 필요하다고 판단했어요. 거의 일본 영화 같은 느낌으로요. 일본 영화는 카메라를 움직이지 않는 경우가 많아요. 만약에 더 화려한 카메라 움직임을 동원해 영화를 찍었다면 아마도 숏 내의 인물들 간에 오가는 무언가를 손상시켰을 거예요. 관객의 주의도 흐트려뜨렸을 테고요. 움직이는 카메라는 보는 이의 눈을 이미지에 따라 움직이게끔 강요하면서 관객의 시선을 구속하죠. 제 영화는 그런 독단적인 카메라의 움직임과는 거리가 멀어요. 그저 조용히 주시할 뿐이죠. 거의 관음증적으로 훔쳐보듯이 주인공을 바라본다고 할 수 있어요. 물론 어쩔 수 없이 카메라를 움직여야 하는 상황이 오긴 하지만 그럴 때에도 아주 천천히 절대 거칠게 움직이지 않죠. 장면전환도 절대 빠르지 않아요. 점진적으로 사색적으로 하죠. 뭐랄까, 관조적인 카메라 스타일이라고 할 수 있어요. 관객은 인물과 장소에 주의를 기울여야 해요. 카메라를 너무 의식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아요. 저는 장소가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관객에게 말을 건넨다고 생각해요. 굳이 카메라가 이리저리 움직이며 "여기를 보세요. 저기를 보세요" 할 필요가 없는 거죠.

 

# 전체적으로 영화는 전통적인 플롯이 있고 세 부분으로 나뉘어 있어요. 하지만 이 세부분들을 들여다보면.....통상적으로 기대하는 것들을 만나볼 수 없죠. 캐릭터들을 소개하고 이어서 충돌이나 대립 같은 게 있고

잘 해결되는 뭐 그런 것들요. 그 대신 이 영화의 내러티브는 무척 미니멀해요. 어느 지점에서든 영화를 멈추고, 관객들에게 앞으로 이야기가 어떻게 진행될지 물어보면 아무도 대답을 못하죠. 관객은 그것에 대해서 그리 많은 생각을 하지 않아요. 그보다는 캐릭터들, 그리고 그들에게 일어나는 일들에 더 관심을 갖게 되죠.

 

 

댓글 4개:

  1. 읽고 바로 까먹은 책인데. 책에서 보는 자무쉬는 뭐랄까 생각보다 고루해보였달까?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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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책을 읽기 전엔 어떤 이미지를 가지고 계셨는지 궁금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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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고민하지 않고 막 찍는 천재 스타일? 그리고 너저분한 괴짜?ㅋㅋ 책을 보니 상당히 고민하고 충분히 계산하는 그런 감독의 느낌이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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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저는 평소 영화에서 받은 느낌이랑 크게 다르지 않았던 것 같아요

    김어준식으로 표현하면 그럴 줄 알았다 이정도?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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